방랑자들
방랑자들 — 멈추는 자는 화석이 된다, 사라진 아내와 쇼팽의 심장을 잇는 116개의 여행
- 저자
- 올가 토카르추크
- 출판사
- 민음사
작가 소개
환자보다 자신이 훨씬 더 혼란스럽다고 느껴 심리치료사 일을 그만둔 사람이 있습니다. 막 이혼한 뒤 삶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에 홀로 길 위에서 일지를 쓰던 올가 토카르추크는, 우리가 더는 직선으로 여행하지 않고 이 점에서 저 점으로 건너뛰었다 되돌아온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착상이 '성좌 소설' 『방랑자들』이 되었고, 제목은 멈춤을 악으로 여기는 한 종파의 이야기에서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2019년 노벨 강연 「다정한 서술자」에서는 문학이 우리 자신이 아닌 모든 존재를 향한 다정함 위에 세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등장인물
섬에서 사라진 가족 (크로아티아 비스섬)
- 쿠니츠키
- 폴란드의 출판사 영업사원. 휴가 마지막 날 아내와 아들이 사라집니다
- 야고다
- 쿠니츠키의 아내. 세 살 아들의 손을 잡고 올리브 숲으로 들어갑니다
떠나는 사람들
- 화자
- 이름 없는 여성 여행자. 조각과 조각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에릭
- 에릭이라 불러 달라는 선장. 북쪽 작은 섬과 본토를 잇는 페리를 몹니다
- 안누시카
- 모스크바에서 아픈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
- 갈리나
- 모스크바 역에서 천을 둘둘 감고 떠도는 여자
- 생물학자
- 남반구 섬나라에 사는 폴란드 출신 여성. 첫사랑의 연락을 받습니다
몸을 붙잡아 두는 사람들
- 블라우 박사
- 베를린의 해부학자. 몸을 썩지 않게 보존하는 기술의 전문가
- 필립 페르헤이언
- 17세기 플랑드르의 실존 해부학자. 소설 속에서는 잘린 다리를 병에 담아 둡니다
- 빌럼 판 호르선
- 소설이 만든 인물. 페르헤이언의 제자이자 벗으로 스승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실존 인물들 (소설이 역사에서 가져온 사람들)
- 안젤로 졸리만
-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18세기 빈의 귀족 가문에서 일한 신사
- 요제피네 졸리만
- 안젤로의 딸. 소설 속에서 황제에게 아버지를 돌려 달라는 편지를 씁니다
- 쇼팽
- 1849년 파리에서 세상을 떠난 폴란드 작곡가
- 루드비카
- 쇼팽의 누나. 동생의 심장을 고향 바르샤바로 옮깁니다
에게해의 크루즈선
- 노교수
- 여든한 살의 고대 그리스 학자. 배 위에서 강연을 합니다
- 카렌
- 노교수의 아내이자 그리스 섬들의 신앙을 연구하는 종교학자
이 소설은 116개의 조각으로 된 성좌 소설이라, 서로 다른 이야기의 인물들은 만나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 속에만 등장합니다. 영상 속 여러 여행자 그림은 서로 다른 이야기의 인물입니다.
책 속으로
- 1장 1장: 올리브 숲으로 걸어 들어간 두 사람 — 크로아티아 비스섬, 귀국 페리를 타러 가던 길. 아내 야고다가 "차 세워"라며 세 살 아들을 데리고 올리브 숲으로 들어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 민박 주인 브란코의 '여기선 길을 잃을 수가 없다'. 수색견·헬기, 통역을 낀 경찰서에서 쿠니츠키는 자신이 용의자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밤마다 아내의 물건을 하나씩 사진으로 찍다 트로기르 박물관 입장권 뒷면의 그리스어 καιρός를 발견하고, 소설은 그 장면에서 그를 내버려 둔 채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 2장 2장: 나는 서너 살이다 — 첫 문장 "나는 서너 살이다." 창턱에서 오데르강을 보던 아이. 돌아오기 위해 떠났던 부모와 달리 화자는 '버스의 진동, 기차와 유람선의 흔들림'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망가진 것에 끌리는 증후군, 공항의 여행 심리학 강연, '순서가 아니라 성좌가 진실을 담는다'. 스물여덟에 처음 여권을 쥔 심리치료사 출신 작가가 원고를 바닥에 펼치고 탁자 위에 올라가 순서를 정한 116개의 조각 — 지금부터 그 별들을 하나씩 따라간다.
- 3장 3장: 항로를 벗어난 페리 — 진짜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는 선장. 열대 감옥 38개월 동안 유일한 영어책 『모비 딕』을 외워 에이해브의 목소리로 읊던 남자가 북쪽 작은 섬의 20분짜리 페리를 하루 여덟 번 왕복한다. '직선은 얼마나 굴욕적인가'. 3월 1일 재의 수요일, 페리는 두 선착장 사이에서 방향을 틀어 먼바다로 나간다. 초콜릿과 탄산음료, 헬기와 경찰 보트, 다시 감옥 — 그리고 화자의 한 줄 '나도 그 페리 갑판에 있었다'.
- 4장 4장: 모든 몸은 지속될 자격이 있다 — 별명 '포름알데히드', 베를린의 해부학자 블라우 박사. "모든 인간의 몸은 지속될 자격이 있다." 드레스덴 '유리 인간'에 매혹됐던 소년, 수장고에서 18세기 표본을 찾아내는 사람. 1717년 표트르 대제가 3만 길더에 사들인 네덜란드 해부학 표본들(소설 속 수병들이 보존액을 마시는 장면은 전설). 학회 가는 길, 죽은 경쟁자의 바닷가 집에서 플라스티네이션 고양이와 미망인의 입맞춤 — 그는 걸어서 도망치고 아이처럼 운다. 보존에 바친 사람이 살아 있는 몸 앞에서 달아나는 아이러니.
- 5장 5장: 황제 폐하, 제 아버지를 돌려주십시오 — 1796년 빈에서 죽은 아프리카 출신 궁정인 안젤로 졸리만은 가죽이 벗겨져 깃털 머리장식 차림의 박제로 황실 진열실에 세워진다. 소설은 딸 요제피네가 황제에게 보낸 세 통의 편지를 쓴다 — '몸이 없으면 아버지는 부활할 수 없습니다', '몰티즈 강아지 같은 검은 애완동물'. 공손한 청원이 분노로 바뀌는 동안 답장은 없다. 역사: 항의는 사실, 편지는 창작, 박제는 1848년 혁명의 불길 속에 사라진다. 블라우의 '지속될 자격'이 누구에게 허락되는가.
- 6장 6장: 잘린 다리에게 쓴 편지 — 17세기 플랑드르의 해부학자 필립 페르헤이언. 소설 속 그는 레이던 하숙집 계단의 못에 긁힌 상처로 다리를 잃고, 그 다리를 브랜디와 후추를 채운 유리병에 담아 해부한다. '아픈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환상통, 그 다리에서 들여다본 아킬레스건 — 실제로 1693년 그의 해부학서가 '흔히 아킬레스의 힘줄이라 부르는 것'을 처음 기록했다. 제자 빌럼 판 호르선이 스승 사후 발견한 '절단된 다리에게 보내는 편지'. 자기 몸의 일부를 타자로 바라본 사람의 고독.
- 7장 7장: 집에 갈 수 없어요 — 12월의 모스크바. 불치병으로 휠체어를 탄 아들, 2년 만에 돌아와 말없이 술 마시는 남편. 일주일에 단 하루의 휴일, 해 질 녘 아파트 창에 불이 켜진 것을 본 안누시카는 발길을 돌린다. 키예프역에서 욕설을 퍼붓는 누더기 여인을 쫓아가 빵을 사 주며 내뱉는 말 "집에 갈 수 없어요." 그날부터 그녀는 지하철에서 산다 — 내리지 않고 순환하는 사람들, 보일러실 탁자에 말없이 둘러앉은 사람들.
- 8장 8장: 움직여, 계속 가 — 누더기 여인 갈리나의 설교, 제목의 정체가 드러난다. "멈추는 자는 화석이 될 거야, 정지하는 자는 곤충처럼 박제될 거야… 움직여, 계속 가, 떠나는 자에게 축복이 있으리니." 국가를 적그리스도의 통치로 보고 여권과 인구조사를 거부하며 떠돌던 18세기 러시아 구교도 '베구니(방랑자들)'. 아르바트 거리에서 말을 채찍질하는 소녀에게 달려든 안누시카, 경찰서의 '종파 신도', 그리고 새벽 — 부엌 불이 켜지고 그녀는 현관으로 걸어간다. 떠남의 설교 한가운데서 돌아가는 사람.
- 9장 9장: 신이 정착하러 온 땅에서 — 열아홉에 폴란드를 떠나 지구 반대편 섬나라에서 외래 포식동물을 없앨 독을 연구하는 이름 없는 생물학자. 진행성 마비로 누운 첫사랑의 이메일이 학창 시절 피로 맺은 약속을 불러낸다. 남편에게는 긴급 학회라 하고 한겨울 바르샤바 근교로 날아간 여자, "나는 좋은 사람이었어"라는 남자의 말. 그녀는 약속을 지키고, 귀국 세관의 '동물과 접촉했습니까?'에 담담히 '네'라고 답한다. 몸을 끝내 주는 일도 이 책의 '보존'과 같은 축에 선다.
- 10장 10장: 크리놀린 속의 심장 — 1849년 10월 17일 새벽 2시 파리에서 쇼팽이 죽고, 유언대로 심장이 꺼내진다. 소설 속 누나 루드비카는 장례 미사에서 본 드레스의 골조에서 착안해, 알코올을 채운 유리병을 크리놀린 골조에 묶고 프로이센 헌병의 검문을 지나간다. 칼리시에서 병을 '갓난아기처럼' 건네받고 터지는 울음. 역사: 밀반입설의 출처는 조카의 50년 뒤 회상 하나, 1879년 성십자가 성당 기둥, 1944년 나치 선전 영상, 2014년 밤의 비밀 검사와 결핵성 심막염.
- 11장 11장: 숲은 없었어 — 돌아온 아내, 그러나 쿠니츠키에게 그것은 사흘이 아니라 마흔아홉 시간. 식중독, 작은 숲, 돌집, 포도와 바닷물, 그리고 '당신이 우리가 있다는 걸 기억하게 하려던 충격 요법'. 그의 대답 "숲은 없었어." 지도와 64장의 사진, 길 위의 모든 표지판이 '기호들의 음모'로 보이는 순간 차를 버리고 걷는 남자. 아들은 섬 놀이를 거부하고, 미행은 들키고, 어느 날 아내와 아이의 외투가 사라진다. 그는 짐을 싸 남쪽, 바다를 향해 떠난다 — 비밀은 끝내 없다.
- 12장 12장: 카이로스, 앞머리만 있는 신 — 크루즈선 '포세이돈'에서 열 번의 강연을 하는 여든한 살 고대 그리스 학자와 스무 살 아래 아내 카렌. 앞머리는 길고 뒷머리는 대머리라 지나가면 붙잡을 수 없는 '결정적 순간'의 신 카이로스, 15유로짜리 석고 부조. 그 부조의 원본이 트로기르 박물관에 있다 — 쿠니츠키 아내의 입장권 뒷면의 단어가 여기서 풀린다. 로도스 앞바다의 충돌, 쇠계단, 헬기, 그리고 에게해에 뿌려진 재. 순간을 강의하던 사람이 순간에 붙잡힌다.
- 13장 13장: 문장의 포름알데히드 — "우리는 서로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문장의 포름알데히드 속에 서로를 담글 것이다." 움직임과 보존, 하나의 자석의 두 극. 2015년 '식민 지배자이자 유대인 살해자로서의 과거를 마주하자'는 발언으로 살해 위협을 받은 작가, 1년 미뤄진 노벨상과 '다정한 서술자'. '떠나는 것은 좋고 머무는 것은 나쁘다'는 비판과 '난민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지적, 그리고 작가 스스로 '이 책은 역사책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 국경의 시대. 그래도 남는 것 — 화자의 마지막 말 '여기 내가 있다'.